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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과 존버 사이: 장기투자자가 매도를 고민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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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과 존버 사이: 장기투자자가 매도를 고민해야 할 때

이 시리즈에서 거의 매번 “하락장에서 팔지 말라”, “적립을 멈추지 말라”고 썼다. 그러다 보니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럼 장기투자자는 절대 팔면 안 되는 건가요? 제가 산 종목이 반 토막인데 계속 들고 있어야 하나요?”

좋은 질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시리즈에서 “팔지 말라”고 한 건 대부분 넓은 지수 ETF 이야기였다. 개별 종목은 이야기가 다르다. 존버가 정답인 경우도 있지만, 존버가 가장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장기투자자가 언제 매도를 고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는 고민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정리했다.

지수와 개별주는 회복의 성격이 다르다

앞선 하락장 글에서 S&P 500은 닷컴버블, 금융위기, 코로나, 2022년 하락장 이후 모두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고 했다. 수백 개 기업을 담고 있는 지수는 망한 기업이 빠지고 성장하는 기업이 들어오면서 스스로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별 기업은 그런 장치가 없다. 한 번 무너지면 그대로 끝날 수 있다.

[그래프 1: c39-1-catastrophic-loss.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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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텍스트(alt): 1980년부터 2014년까지 러셀3000 편입 미국 주식 중 70% 넘게 하락 후 회복하지 못한 비율, 마이너스 수익 비율, 지수 미달 비율, 기술주 영구 손실 비율

J.P.모건이 1980~2014년 러셀3000 지수에 한 번이라도 편입됐던 약 13,000개 미국 주식을 분석한 연구가 있다. 이 기간 동안 40%의 주식은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3분의 2는 지수보다 수익률이 낮았으며, 40%는 고점 대비 70% 이상 빠진 뒤 회복하지 못한 영구적 손실을 겪었다. 특히 정보기술 업종에서는 거의 60%의 기업이 이런 치명적인 손실을 겪었다. cognizantwealthbwfa

다섯 종목 중 두 종목은 고점에서 70% 넘게 빠진 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 종목을 들고 “언젠가는 회복하겠지”라며 기다렸다면, 그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지수 ETF와 개별주는 매도 기준이 달라야 한다. 지수 ETF에서 존버는 대부분 옳은 선택이었다. 개별주에서 존버는 그 회사가 여전히 좋은 회사일 때만 옳다.

버티는 것에도 비용이 있다

손절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손실을 확정하기 싫어서다. 팔지 않으면 아직 손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들고 있는 것에도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다.

[그래프 2: c39-2-opportunity-cost.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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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텍스트(alt): 1,000만원이 500만원이 된 종목을 5년 더 보유한 경우와 지수 ETF로 옮긴 경우의 평가금액 비교

1,000만원을 넣은 종목이 반 토막이 나서 500만원이 됐다고 해보자. 그 회사의 사업이 무너져서 주가가 5년 동안 제자리라면, 5년 뒤에도 500만원이다. 반면 그 500만원을 지수 ETF로 옮겨서 연 7%를 벌었다면 5년 뒤 약 701만원이 된다. 존버의 비용은 200만원 정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미 잃은 500만원은 어떤 선택을 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은 500만원을 어디에 두는 게 앞으로 더 나은지만 판단하면 된다. “본전까지만 기다리자”는 생각은 이 판단을 흐린다. 시장은 내가 얼마에 샀는지 모르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장기투자자가 매도를 고민해야 할 때

그럼 언제 팔아야 할까. 내가 정리한 기준은 다섯 가지다.

목표 비중을 넘어섰을 때. 앞선 리밸런싱 글에서 다뤘듯, 오른 자산의 비중이 정해둔 선을 넘으면 일부를 판다. 이건 손절도 익절도 아니고, 원래 계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돈을 쓸 시점이 다가올 때. 3년 안에 전세 자금이나 결혼 자금으로 쓸 돈이라면, 시장이 좋든 나쁘든 미리 조금씩 안전자산으로 옮긴다. 쓸 날 직전에 하락장을 만나면 선택지가 없다.

개별주를 산 이유가 사라졌을 때. 경쟁사에 밀려 점유율이 무너졌거나, 핵심 사업이 흔들리거나, 경영진이 신뢰를 잃었다면. 가격이 아니라 이유가 기준이다. 이때 쓰는 질문이 있다. “지금 이 종목을 하나도 안 갖고 있다면, 오늘 이 가격에 새로 살까?” 아니라고 답한다면, 들고 있을 이유도 없다.

같은 역할을 더 싸게 하는 상품이 있을 때.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데 실부담비용이 훨씬 낮은 ETF가 있다면 갈아타는 걸 고민해볼 만하다. 다만 일반 계좌에서는 갈아탈 때 세금이 생길 수 있으니 절세 계좌 안에서 하는 게 좋다.

세금을 줄일 수 있을 때.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라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반대로, 이럴 때는 팔지 않는다

가격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는 팔지 않는다. 특히 넓은 지수 ETF라면 더 그렇다. 하락장은 장기투자의 비용이지, 매도 신호가 아니다.

뉴스나 유튜브를 보고 팔지 않는다. 앞선 글에서 봤듯, 전문가의 1년 전망도 자주 크게 빗나간다.

주변에서 다 판다고 팔지 않는다. 모두가 팔 때가 대개 가장 싼 가격이다.

그리고 본전 생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아직 손실이라서”이거나, 팔아야 할 이유가 “본전이 됐으니까”라면, 둘 다 내가 산 가격에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예전에 산 이유가 이미 깨진 종목을 “본전만 오면 판다”며 몇 년을 들고 있었던 적이 있다. 결국 본전은 오지 않았고, 그 사이 지수는 꽤 올랐다. 그 뒤로는 종목마다 산 이유를 적어두고, 1년에 한 번 그 이유가 아직 유효한지만 점검한다. 가격은 보지 않고 이유만 본다.

✍️ [경험담 자리] 손절을 못 해서 후회했던 경험, 또는 너무 빨리 팔아서 후회했던 경험을 2~3문장으로 적어주세요. 위 내용이 실제와 다르면 꼭 수정해 주세요.

손실도 쓸모가 있다: 해외주식 손실 절세

해외주식을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고 있다면, 손실 종목을 정리하는 게 세금을 줄여주기도 한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같은 해에 실현한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래프 3: c39-3-tax-loss.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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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텍스트(alt): 해외주식 수익 1,000만원만 실현할 때와 손실 400만원을 같은 해에 함께 실현할 때의 양도소득세 비교

어떤 종목에서 1,000만원의 수익을 실현했고, 다른 종목은 400만원 손실 중이라고 해보자. 손실 종목을 그대로 두면 250만원 공제 후 750만원에 22%, 약 165만원의 세금을 낸다. 같은 해에 손실 종목도 정리하면 순이익 600만원에서 250만원을 빼고 350만원에 22%, 약 77만원만 낸다. 약 88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산 이유가 사라진 종목이라면 연말 전에 정리해서 이 효과까지 챙기는 게 좋다. 다만 세금을 아끼려고 아직 좋은 종목을 파는 건 순서가 바뀐 것이다. 절세는 매도의 이유가 아니라, 이미 팔기로 한 결정의 덤이어야 한다.

한눈에 보는 매도 판단 흐름

지금까지 이야기를 흐름도로 정리하면 이렇다.

[그래프 4: c39-4-decision-flow.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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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텍스트(alt): 지수 ETF와 개별 종목으로 나눠 매도 여부를 판단하는 흐름도

먼저 매도를 고민하는 자산이 넓은 지수 ETF인지, 개별 종목인지 나눈다. 지수 ETF라면 목표 비중을 넘었거나 돈 쓸 시점이 다가왔을 때만 판다. 가격이 빠졌다는 이유로는 팔지 않는다. 개별 종목이라면 산 이유가 아직 유효한지, 지금 처음이라도 이 종목을 살지 묻는다. 그렇다면 보유하되 비중은 점검하고, 아니라면 손실이어도 정리를 검토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손절은 -10%, -20%처럼 기준을 정해두는 게 좋지 않나요?
단기 매매라면 그런 기준이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투자에서 일정 비율로 기계적으로 손절하면 좋은 회사를 일시적인 하락에 팔아버리기 쉽다. 장기투자자에게는 가격 기준보다 “산 이유” 기준이 더 맞다.

Q. 물타기는 하면 안 되나요?
지수 ETF라면 하락장에서 적립을 이어가는 게 사실상 물타기이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좋았다. 개별 종목은 산 이유가 여전히 유효할 때만 의미가 있다. 이유가 흔들리는 종목에 물타기를 하면 손실을 키우는 길이 될 수 있다.

Q. 수익이 많이 난 종목은 언제 팔아야 하나요?
수익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팔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종목의 비중이 너무 커져서 계좌 전체가 그 종목에 좌우된다면 일부를 정리해서 비중을 맞추는 게 좋다. 이건 리밸런싱의 원칙과 같다.

마치며

손절과 존버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판단 기준은 같다. 가격이 아니라 이유. 지수 ETF는 시장 전체를 담고 있으니 하락만으로 팔 이유가 거의 없다. 개별 종목은 그 회사를 산 이유가 살아 있을 때만 버틸 가치가 있다.

내가 얼마에 샀는지는 잊자. 그 숫자는 앞으로의 결정과 아무 관계가 없다. 오늘 이 자산을 새로 산다면 살 것인지, 그 질문 하나면 충분하다. 다음 글에서는 개별주를 볼 때 기본이 되는 재무제표, PER·PBR·ROE를 쉽게 정리해볼 생각이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자문이 아니라 매도 판단의 원칙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본문의 기회비용과 세금 계산은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실제 세액은 환율과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과거 연구 결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상품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산 방법 및 참고자료

계산 방법

기회비용은 500만원이 5년간 그대로인 경우와 연 7%로 5년간 복리 증가하는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같은 해 실현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뒤 연 250만원 기본공제 후 22%(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했습니다. 모든 계산은 필자가 직접 했습니다.

연구 자료

  1. J.P. Morgan, 「The Agony & the Ecstasy: The risks and rewards of a concentrated stock position」 (Eye on the Market, 2014)
    1980~2014년 러셀3000 편입 주식의 영구적 손실 비율(약 40%), 마이너스 수익 비율(약 40%), 지수 미달 비율(약 3분의 2), 기술주 영구 손실 비율(약 60%)을 참고했습니다.
    https://www.chase.com/content/dam/privatebanking/en/mobile/documents/eotm/eotm_2014_09_02_agonyescstasy.pdf
  2. Cognizant Wealth, 「So You Think You Can Pick Stocks?」
    J.P. Morgan 연구 결과의 요약을 참고했습니다.
    https://www.cognizantwealth.com/?p=1109
  3. BWFA, 「When Share Prices Fall…」
    정보기술 업종의 영구적 손실 비율 요약을 참고했습니다.
    https://bwfa.com/?p=4156

세제 확인 자료

  1. 국세청 (nts.go.kr)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기본공제, 세율, 같은 해 손익통산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2026년 10월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세법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소개

개인투자자 · 주식투자 경력 10년
10년간 국내외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며 상승장과 하락장을 경험해 왔습니다. 단기 종목 추천이나 높은 수익률보다 장기투자, 분산투자, 꾸준한 시드머니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제 투자 경험과 공식자료를 바탕으로 직장인이 활용하기 쉬운 재테크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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